캄캄한 겨울밤 미분류

현상과 별 상관 없는, 순수 이론 물리학을 하는 기분은 마치 생명이라고는 전혀 없는 황폐한 우주를 탐험하는 기분이다. 이치가 닿는 예쁜 이론적 설명을 찾아내는 일이란, 마치 영하 270도의 공간에서 외롭게 수억 년을 기다리다 내 곁을 지나가는 빛알 하나를 발견하는 기분?

이론적으로도 100% 무인도일 것만 같은, USp(2N)*U(1) 게이지 군을 가지는 N=6 초대칭 이론에 대해서 며칠 째 생각중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하루에 몇번 씩 반전이 계속되는 중. 다리를 놓을 수 있다면, 기분좋은 일이 될 것이다. 

채용공고 비망록

풍문으로 들었던, 부산대의 교수채용 공고가 드디어 나왔다. 심사 기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인상적이다. 교육 및 연구경력은 2년 이상이면 10점 만점. 학위 논문은 탁월할 경우 10점까지. 하지만 논문실적에 대한 심사는 만만치 않은 편. 저자수에 따라 가중치가 달라지는데 최고점을 받으려면 지난 3년간 연평균이 160%가 넘어야 한다. 질적 평가는 임팩트 팩터에 따라 5밴드로 나누었는데, 대부분은 결국 2.5-6.5 사이에 있게 될 듯.

창조 - 존경의 범위 스크랩

1. 초서는 다른 작품에서 구조와 운율 기법을 참고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따오는 법은 없었다. 이런 사실은 단테와의 관계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그는 단테를 존경했지만 (하기야 단체를 존경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마는.) 본질적으로는 무시했다. 두 사람의 의견과 사고방식은 많이 달랐다. 초서는 '트로일로스와 크레시다'에서 단테를 염두에 두고 이렇게 말한다.

"천국과 지옥을 노래할 권한이 내게는 없다."

여기서 영국 문학과 대륙 문학 사이에 커다란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는 첫 번째 암시가 드러난다. 영국 문학은 추상이 아닌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 폴 존슨, '창조자들' 중 1장 초서(Chaucer) 에서

2. 인생은 한없이 짧고, 기예를 익히기란 한없이 아득하여,
    아무리 애를 쓴들, 고지는 가파르기만 하다. 

   The life so brief, the art so long in the learning,
   the attempt so hard, the conquest so sharp,

   초서, "새들의 의회(The parliament of fowls, 1382)"의 시작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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