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meal in Hamburg



뭐 특별하게 축하할 일이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부자 상인들의 도시, 함부르크에 열흘 정도나 있는데 제대로 된 음식점에 가보지 않는다는 것은 실례일 것으로 생각되어, 마지막 날 시간을 쪼개어 시내로 나갔다.

시내라고는 하지만, 도심이 아니라 서쪽의 중심정도되는, 알토나(Altona)라는 곳이다. 현대화되기 전에는 물론 함부르크 성 밖에 있었던 마을이지만 지금 함부르크 전체 지도에서 보면 뭐 도심에서 아주 가깝다. 중앙역에서 S반으로 10분정도 걸리려나.

시간이 많지 않을것 같아 인터넷에서 알토나역 근처의 괜찮은 식당을 찾아보았다. 구글신의 도움으로 찾은 곳은 Kleine Brunnenstrasse 에 있으며 주소 자체를 레스토랑 이름으로 사용하는 작은 식당. 메뉴가 인터넷에 올라와있는데, 점심으로 예를 들면 볼로냐소스의 푸실리, 샹타렐(독일어로는 피퍼링게라고 한다) 소스의 탈리아텔, 다른 것들은 내가 주문한 고등어구이, 또는 소시지 등 몇가지 없다는 것이 마음에 들어서 결정했다.

"고등어"는 한국에서도 너무 흔한 생선이라 좀 꺼려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한 것은 곁들임의 샐러드가 너무나 그럴듯했기 때문이다. "구운 펜넬, 오렌지와 바질 샐러드를 곁들임"

펜넬은 구근류의 야채로 독특한 향이 있는데 적어도 이탈리안 샐러드라고 하면 펜넬이 꼭 들어가면 좋겠다는 게 나의 취향(또는 집착)이다. 집착하는 또다른 야채로 프렌치에 가끔 쓰이는 아티초크가 있는데 뭐 그건 나중에.

주문을 하고 기다리니까 빵을 가져다 주는데 이게 결론부터 말하면 "엑설런트"였다. 이탈리아에 가거나 또는 직접 빵을 굽는 이탈리안 식당에 가면 "치아바타"풍의 빵을 잘라서 올리브오일과 함께 주는데 이게 또 프랑스나, 독일 스타일과 다르다. 프랑스나 독일보다 빵껍질이 가볍고 덜 바삭거리며, 속은 프랑스의 바게트와 독일의 호밀빵의 중간정도의 밀도를 가지는 텍스쳐로, 손으로 반죽해서 빵을 만들었을 때의, 속이 좀 뭉친듯한 기분이 나면서 칼로 자르면 흡사 백설기떡을 칼로 자를때 약간 밀려 작은 덩어리가 생기는 것 같은 느낌이 난다. 그러면서도 빵의 탄력은 살아있고,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반죽할 때 올리브 오일을 넣기 때문에 약간의 기름기가 느껴져야 한다는 것. 샌드위치용으로 적당한 것은 속에 구멍이 많이 뚫리고 텍스쳐가 가벼운데, 그냥 올리브오일만 찍어서 먹을때는 텍스쳐가 무거운 쪽이 더 좋다. 몇년만에, 제대로 된 이탈리아 빵을 덕분에 먹었다. 나중에 계산하면서 물어보니 정말 빵을 직접 굽는다고.

고등어는 후추를 많이 뿌려서 그릴에 구운 것인데, 간이 많이 되어서 고등어 자반 생각이 났다. 그래도 은근히 아직 육즙은 꽤 있더라. 그리고 약속대로 펜넬을 얇게 저며서 팬에 구웠는데 향이 좀 미미했던 편. 그릴에서 강한 불에 확 굽는편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이 들긴 하더만, 어쨌든 양은 반뿌리는 쓰는 듯, 펜넬은 양껏 먹었다.

by 루이 | 2008/07/17 18:17 | Tagebuch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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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caya at 2008/07/17 22:18
앗; 밤에 테러당했습니다ㅠㅠ
Commented by w at 2008/07/17 23:32
이제 이 블로그가 식도락 블로그였다는 것이 명백해졌군요.
Commented by ExtraD at 2008/07/18 01:28
이제 한식 포스팅이 기대되는군요.
Commented by 루이 at 2008/07/18 15:16
은근한 압력이네요.
Commented by 뛰구리 at 2008/07/24 21:00
덧글 타고 왔습니다..
포토로그도 살짝 보니까 루이님 사진도 아주 좋은걸요...게다가 글까지...
저는 그냥 글보단 단순무식(?)하게 사진 위줍니다...^^;;
피곤하실 때 오셔서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글보단 사진 위주로 봐 주세요~~
저도 유럽 구경 하는 겸 가끔 놀러오겠습니다...^^
Commented by 구도의길 at 2008/07/27 12:26
펜넬이 그거였군요. 산타페 마지막 저녁밥을 먹는데 메뉴에 올라와있어서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뭐더라 하고 머리 싸쥐고 고민을 했었는데.
Commented by 루이 at 2008/07/28 11:17
고민까지야... 중국음식에 많이 쓰이는 "팔각"하고 향이 비슷하기 때문에 알고보면 익숙한 냄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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