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회 정리 Tagebuch

1월 23일, 베를린 필하모니
베를린 필, 지휘 Sakari Oramo, 바이올린 Isabelle Faust
Bernd Alois Zimmermann: Photoptosis 
Robert Schumann: Violin Concerto in D minor 
Robert Schumann: Symphony No. 2 in C major 

베를린에 도착한 다음날. 시차적응이 안 된 상태여서, 역시 무리였는지 집중해서 듣지 못했다. 베를린 필의 최근 전통답게 첫 곡은 비교적 짧은 현대음악으로 시작. 슈만의 교향곡은 역시 낭만이 가득하면서도 깊이가 있다는 느낌. 다시 들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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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8일, 베를린 필하모니
Murray Perahia 피아노 연주회
Johann Sebastian Bach: Partita No. 1 in B flat major BWV 825 
Wolfgang Amadeus Mozart: Piano Sonata No. 12 in F major K. 332 
Ludwig van Beethoven: Piano Sonata No. 23 in F minor »Appassionata« 
Johannes Brahms: Variations and Fugue on a Theme by Handel in B flat major 

말로만 듣던 대가의 연주, 역시 명불허전. 돌이켜 보면 바흐의 파르티타는 몸을 푸는 정도로 힘을 비축했던 듯. 하이라이트인 베토벤의 열정소나타에서 보여준 폭발하는 에너지는 압권. 브람스는 아무래도 곡이 헨델의 변주곡이라 브람스 특유의 분위기는 느끼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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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6일, 드레스덴 Kulturpalast, Festsaal
드레스덴 필하모니, 지휘 Muhai Tang, 첼로 Daniel Müller-Schott
Peter Tschaikowski (1840 – 1893)
Romeo und Julia – Fantasie-Ouvertüre nach William Shakespeare
Variationen über ein Rokoko-Thema für Violoncello und Orchester op. 33
Jean Sibelius (1865 – 1957)
Sinfonie Nr. 1 e-Moll op. 39

드레스덴 체류의 마지막날 밤. 웹사이트에 의하면 티켓은 모두 팔렸다고 했지만, 막상 박스오피스에 가 보니 티켓이 많이 있었다. 그러면 그렇지, 최대 2,435명까지 수용한다는 Festsaal의 티켓이 다 팔렸다는 건 믿을 수 없다. 막상 공연장에도 빈 자리는 양쪽 옆으로는 상당히 있었다. 베를린필의 티켓값에 비하면 상당히 싼, 29유로로 앞에서 6째 줄, 가운데에 앉을 수 있었다. 그것도 티켓을 공연 이틀 전에 샀다. 드레스덴의 시내 한 복판에 위치한 문화회관은 외관이 아주 재미없는 육면체 모양. 클래식 전문도 아니고, 뮤지컬, 팝 공연도 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공연장도 여럿 있다.)
곡 선택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의 음악적 자부심을 가진 베를린 필과는 차이가 보인다. 첫 곡이, 상당히 귀에 착착 감기는 로미오와 줄리엣 서곡. 연주는 힘있고 좋았다. 두 번째 곡에는 첼로 독주자로 뮐러-쇼트가 등장. 키가 훌쩍 큰 꽃미남인데, 나중에 찾아보니 역시 독일을 대표할 만한 스타 연주자인 듯. 중간의 휴식 시간에 사인행사도 간단하게 있었다. 아무래도 곡이 옛스럽다보니, 상당히 단정한 연주였다. 앞줄에 앉아서 그런지 몰라도 첼로 소리가 확 붙잡는 듯 호소력 있는 소리를 냈다.
시벨리우스의 교향곡도 훌륭. (하지만 그다지 많이 들었던 기억이 있는 곡은 아니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금발의 여자 악장, 그리고 볼륨감 넘치는 몸매를 드러내는 드레스를 입은 여자 비올라 연주자가 기억에 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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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0일 화요일, Staatsoper Berlin
Il Barbiere di Siviglia
Gioachino Rossini

운터 덴 린덴에 있는 슈타츠오퍼. 온라인 티켓 구매가 베를린 필에 비하면 좀 더 불편했었는데 이번에는 티켓을 메일에 pdf파일로 보내 주어 인쇄해서 가면 되도록 개선했다. 티켓은 37유로인데, 12번째 줄의 한 가운데 자리로, 그만하면 만족. 이곳은 공연마다 가격등급을 정해 놓고 각각 좌석에 따라 6가지 다른 가격을 매겼다. 같은 오페라라도, 요일에 따라(출연자에 따라 그런지는 모르겠음) 가격이 많이 다를 수 있다. 이날의 공연은 B등급으로, 전체 6단계 중 두 번째로 낮은 단계. 평일이라 그럴 것 같음. 가장 비싼 티켓은 53유로, 내 자리는 3등급으로 37유로. 가장 싼 티켓은 6유로지만 이건 무대의 일부분만 볼 수 있는 자리다.
음악이 너무나 유명한 오페라지만 실제로 보면 거의 시종일관 슬랩스틱이 나오는 코미디이기도 하다. 무대장치도 그다지 특별한 것이 필요 없기 때문에, 훌륭한 가수만 있으면 제작이 쉬울 것 같다. 컨셉인지 몰라도 이날의 무대는 그야말로 심플함의 극치로서, 사건이 벌어지는 거리나 집 내부 등을 그림이 그려진 커튼으로 처리했다.
알마비바 백작을 맡은 가수는 "Juan Jose Lopera"였는데 첫 장면에서 부르는 아리아가 사실 많이 흔들렸다. 벨칸토가 어렵긴 어렵나보다. 노래가 길어지면 그 출렁이는 듯한 느낌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다들 쉽지 않게 들렸다. 어쨌든 첫 장면에서의 독창이 좀 흔들려서, 청중의 박수가 좀 머뭇거리다가 나왔다. 결국은 힘차게 박수를 쳤지만, 가수도 멋적었던 듯 약간의 미소. 하지만 그 다음에 등장하는 이발사 피가로 역의 "Alfredo Daza"는 엄청났다. 아마도 이 역이 전문인 듯, 외모도 어울리고 연기력도 상당했지만, 역시 그 유명한 "나는 이 마을의 제일인자"를 너무나 멋지게 불렀다. 워낙에 인기있는 레퍼토리다 보니, 가수들도 다 역에 익숙한 듯, 전체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공연. 특히 로지나 역의 "Katharina Kammerloher"는 노래도 연기도 거의 완벽한 좋은 공연을 했지만 단지 이 독일 가수의 체형이 너무 독일적 (키가 크고 팔다리가 길다)이어서 스페인 처녀라고 받아들이고 몰입하는 데 약간의 문제는 있었다. (결정적으로, 알마비바 백작보다도 키가 훨씬 컸다!)

덧글

  • 구도의길 2009/02/12 04:59 # 답글

    옛날 옛적 한참 성악가들이 오페라를 영화처럼 찍는 것이 유행할 때, 고3때 대입 다 끝나고 음악수업 시간에 파바로티와 어떤 듬직하고 터프한 외모의 소프라노가 주연한 리골레토 비디오를 본게 생각나는군요. 공작의 아리아에 질다가 뿅 가는건 맞긴 하지만 얼굴 클로즈업 하는데 절대 주인공들에게 감정이입이 불가능했던 기억이 납니다. -_-;;; 도밍고와 어떤 가냘프고 곱상한 외모의 소프라노가 나온 라 트라비아타는 그림이 대충 맞아들어갔는데 말이죠.
  • 루이 2009/02/12 19:35 # 답글

    고3시절이 있으셨군요... K라 없을 줄...
  • 구도의길 2009/02/14 09:04 #

    이래뵈도 제가 당산과 마포를 주름잡는 꼴통들이 득시글하던 똥통학교를 나왔죠 에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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