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보 비망록

학기중의 연구 여행이라면, 걸어서 십분 남짓 걸리는 KIAS에 가는 일이 대부분이다. 
어지간하면 세미나 일정도 확인하지 않고, 조용히 3층의 방문자 연구실에 잠시 다녀 온다. 
오늘은 오랫만에 몇몇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작 가장 중요한 오늘의 행사는 최근 서울대에서 정년퇴임하시고 울산과기대의 석좌교수로 "부임"하신 ***교수님의 콜로키엄일텐데, 당연히 모든 이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발표 내용보다도 울산과기대의 현황 혹은 전망일 것이다. 

미래에 대한 책임감만 확인하고 곧 돌아오다. 

차?

차에 우유를 타서 마시는 영국의 오랜 관습을 생각해보자. 차에는 독성이 있는 암 유발물질인 탄닌이 많이 들어 있는데, 우유의 단백질은 인체가 탄닌을 흡수하는 것을 억제한다. 식도암은 우유를 첨가해서 마시는 영국보다 그냥 마시는 일본 같은 나라에서 훨씬 높게 나타난다.

-- 다이앤 애커먼, 감각의 박물학 3장 미각 중에서

차가 건강에 좋다는 것만 강조하는 것만 들어봤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은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이 구절이 내게만 놀라운 것은 아니었는지, 온라인 서점에서도 어느 독자에 의해 이 문장이 가장 먼저 인용되어 있었다. "서구 우월주의에 사로잡힌 서양 여자의 편견"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후각1 스크랩

어느 날 맨해튼에서, 나는 거리의 꽃가게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여행할 때면 항상 그렇듯, 호텔 방에 가져다 놓을 꽃을 고르기 위해서였다. 두 개의 통에 둥근 은화 모양의 유카리나무 가지가 담겨 있었다. 여전히 싱싱한 청록색 이파리는 뽀얀 솜털로 덮여 있었다. 몇 개는 부러져서 코를 찌르는 진한 향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3번 가의 차량 소음과 작업 중인 도시정비팀의 드릴 소리, 거기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와 우중충한 회색 하늘에도 불구하고, 나는 곧 산타바바라 근처의 너무도 아름다운 유카리나무 숲에 가 있었다. 나비 떼가 구름처럼 마른 강 바닥 위를 날아다녔고, 나는 바닥에 앉아 검정과 황금빛이 섞인 모나크나비 한 마리를 그물에서 꺼내 조심스럽게 꼬리표를 붙이고 하늘로 다시 날려 보냈다. 그리고 나비가 한쪽 날개에 자그마한 견장 같은 꼬리표를 달고 무사히 날아가는 모습을 잠시 지켜보았다. 그 순간의 고요가 물결처럼 밀려와 내 감각을 채웠다.

-- "감각의 박물학", 1장 후각 중에서

1 2 3 4 5 6 7 8 9 10 다음